지난 2023년 6월 13일에 법무법인 바른 15층 대강당에서 열린 박일환 전 대법관님의 새변 세미나를 소개해드렸는데요!
2023년 7월에도 지재완 전 삼성전자 부사장님을 모시고 새변 세미나가 있었는데 그 때는 개인 일정으로 인해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는데, 두 달만에 8월 22일(화) 오후 7시 서울지방변호사회 5층 정의실에서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님의 새변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새변은 지난 번에도 간단히 설명해 드렸지만,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이라는 단체인데요.
법, 제도, 정책개선 등을 제안하는 청년변호사 단체로, 이번에는 책자도 만들어서 배포를 해주셨어요!
새변 세미나는 초청되는 강연자분들도 대단하고 대한변협 연수시간까지 인정해주니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혹시 6월에 열린 박일환 전 대법관님의 세미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linuskang.tistory.com/80
8월 새변 세미나 강연을 해주신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님은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와 석사, 미국 툴레인대학교 법학 석사 및 코넬대학교 법학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입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35년간 교수로 역임하셨고, 2003년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창설되자 초대 재판관으로 취임하였고 2009년에는 2대 재판소장에도 선임되셨는데, 한국인으로 국제사법기구 수장에 오린 최초의 사례라고 해요.
2015년 퇴직한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시면서 그 누구도 경험한적 없는 국제적인 경험을 공유해주시고 있으시다고 합니다.
오늘은 <법조인의 다양한 역할과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준비해주셨는데요!
청년변호사들에게 말씀해주식 싶은 내용이 많아서 강연이 길어질까봐 하시고 싶으신 말을 A4용지에 적어서 오셨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긴 2시간 동안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1. 법조인의 다양한 역할과 자세
가. 분야별 철옹성을 구축하지 마라
1) 유연한 사고를 하는 전천후 법률가
송 전 재판소장님께서는 실무적으로 공법과 사법, 실체법과 절차법을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로스쿨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법의 체계인데 이런 말씀은 아주 파격적으로 느껴졌어요.
송 전 재판소장님이 보실 때 이런 식으로 세분화하는 것은 자신들의 업무 영약을 구축하려는 태도로, 다양한 법들을 넘나들며 유연한 사고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해주셨습니다.
2) 국제적 감각을 가진 법조인
송 전 재판소장님께서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업무를 하시면서, 어떤 일을 하던지 반드시 국제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하셨습니다.
3) 미래를 지향하는 법조전문가
나. 법조계 폐쇄성 극복 및 적극적 국제화 및 해양진출 필요
1) 해외유학의 효율화
송 전 재판소장님께서는 최근 국제화가 다소 주춤하고 있고 국가들이 각자도생하려는 경향을 보이려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세계적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법조인들은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 보다도 법조계가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안타까워 하시더라구요.
우리나라 법조인들이 해외 유학을 오랫동안 다녀오고 있지만 괄목상대한 변화는 없어보이고, 특히 해외 유학을 다녀온 판사들이 좋은 곳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지방 발령을 내버리면 국가 낭비라고 비판하시기도 했어요.
해외 인력 없이는 국제법무, 인권, 출입국, 이민, 해양/항공 진출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는데, 그런 해외 인력들이 배워 온 내용을 적지적소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하셨습니다.
2) 국제적 역량강화
서양은 나라가 서로 다르더라도 기독교적 문화를 통한 이해의 바탕이 비슷한 만큼, 더욱 교류도 활발한 것 같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3) 다른 나라의 한국에 대한 기대와 대등한 교류준비
국제사회에 진출할 때는 상대 국가가 우리나라에 대하여 가지는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도록 이제 이슈 등에 대한 토론 준비도 잘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과거 우리나라는 후진국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법조인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면 선진국에서 배워온다는 생각만 가졌으나, 이제 상대 국가도 우리나라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상대방과 맞상대할 수 있고 토론을 통하여 서로를 이해시킬 수 있는 쌍방 자세 전환이 필요하고, 단순히 외국 기관에 방문하고 자료를 달라는 식의 교류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4) 국제질서형상과정에의 적극참여
송 전 재판소장님은 서로 생각이 같은 like-minded group을 구성해나가다보면 보면, 언젠가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5) 기존에 형성된 국제질서와 새로운 도전
정의, 평등, 인권은 전 세계적인 가치라고 말씀하셨고, 특히 국제질서는 UN과 NATO를 중심으로 한 군사질서, IMF와 WB를 중심으로 한 경제질서, 그리고 GATT와 WTO를 중심으로 한 통상질서가 큰 축이라고 합니다.
최근 트럼프, 푸틴 등 세계 지도자들의 정책으로 인하여 세계화 흐름이 흐려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권위주의로 인하여 자유민주주의적 가치가 쇠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하셨어요.
6) 이합집단속에서 새로운 동맹체제 구축
오늘날 국제질서는 한 쪽에서는 선택적 결별,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G7에서 우리 정부의 리더십은 글로벌 중추 국가(Global Pivotal State)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7) 미중경쟁과 한국의 입장
송 전 재판관님께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G2 양극체제 경쟁은 10여년 내로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보셨어요.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 개방에서 일탈하여 시진핑의 3연임 등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역주행하고 있다고 보셨습니다.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분쟁, 러시아의 군사작전,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으로 인하여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가 위협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하시면서도 '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와 'International law'의 차이를 알고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우리나라는 앞으로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에서 외교 부담을 원만히 조정하면서 위치 선정을 해나가야 하는 외교적 도전을 극복해나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하구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인류의 분명한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선진 국제사회와의 흔들림 없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G7이 합의한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접근법은 적대적인 관계분리(decoupling)가 아니라, 안정적인 위험감소(derisking)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특히 남태평양 포럼(South-Pacific forum) 16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다. 법조인의 판단기준 -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들(SDGs)을 숙지하라.
1) 2015년 유엔의 결의
2) SDG #16: 정의, 평화, 인권, 포용, 그리고 효과적 제도
송 전 재판소장님께서는 법조인이 어떤 판단을 내릴 때는 SDG #16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해요.
SDG들 중에서도 정의, 평화, 인권, 포용 그리고 효과적 제도를 내세우는 16번째 목표를 깊이 연구하고, 입법 과제에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논의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나라 내 입법과정도 2030년까지 UN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동 떨어져서는 되지 않는다고 역설하셨어요.
3) SDG #16의 Sub-goals
4) People-centered justice
송 전 재판소장님이 생각하는 SDG #16은 사람 중심의 정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생각하지 못한 채 법만 이야기하면 법이 사람을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 버릴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법은 항상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의 편이지, 일일이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지켜주지 않는다는 현실도 말씀하셨어요.
5) No peace without justice - 국제형사재판소 창설
궁극적인 평화를 달성함에 있어서 "How to?"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논란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국제적 형사 정의 없이는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금세기의 흐름이고, 그런 세계적인 추세에 호응하여 2002년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창설된 것입니다.
6) 국제형사재판소의 역할
가) 보충성의 원칙(complentarity principle)
ICC는 전쟁범죄, 침략범죄, 집단학살범죄, 반인도적범죄까지 4가지 범죄에 대해서만 관할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4가지 범죄가 국제사회 법률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인류평화를 가장 교란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래 범법자는 국내 사법 시스템상으로 처벌을 해야하지만, 만약 그럴 수 없거나 그것을 원치않는 경우에 보충적으로 ICC에서 수사하여 처벌하는 보충성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나) 세계적 입체적 사법시스템(gobal justice system)의 등장
세계적인 입체적 사법시스템은 ICC + 회원국의 사법시스템 + 국제기구(UN) + 지역기구(EU, OAS, La Francophonie, The Commonwealth) + 국제 NGOs(Amnesty International, Human Rights Watch)까지 많은 당사자들의 역할을 포함하더라구요.
다) 처벌을 통한 응보적 정의(retriutive justice)
ICC는 최후의 보루가 되는 법원(court of last resort)이고, 처벌을 통한 응보적 정의와 억지효과를 가진다고 합니다.
ICC를 구심점으로 하여 모든 회원국의 사법부가 입체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라) 억지효과(deterrence effects)
마) 피해자의 선제적 보호 - 회복적 정의, 치유적 정의
8) 인권 이슈: The Roman Statute의 수많은 인권규정
송 전 재판소장님이 생각하시는 "인권"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human dignity"를 확보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라. 개혁작업의 선도 및 자유민주주의 확립
하나의 정부는 임기가 5년이지만 개혁 작업은 꾸준하게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시면서, 과거가 아닌 미래로 전진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송 전 재판소장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가 유럽 국가들보다 GNP가 높은 것은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특전을 지금 세대가 모두 당겨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도 하셨습니다.
결국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특전을 나누어 주는 것이 개혁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날 자유주의는 좌파와 우파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 좌파는 부와 권력의 광범위한 재분배를 요구하고 인종과 젠더의 평등을 요구하는 한편, 우파는 자신의들의 힘과 권위를 바탕으로 법원, 행정, 언론 등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를 공격한다고 따끔한 소리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프랑스 혁명에서도 살아남았고, 공산주의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만큼, 한국이 발전해 온 과정은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과정과 같이 자유를 향한 여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운동
가. 운동의 필요성
나. 고대사
다. 항일독립운동사
1) 중국 상해 등지에서 풍찬노숙하던 애국지사그룹
2) 만주 벌판에서 왜적을 도륙하던 무장독립군그룹
3)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분투노력하던 혁명가그룹
4) 미주에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선각자그룹
5) 국내중심 독립운동세력(3.1 운동그룹)
송 전 재판관님께서는 외국에서 독립을 위해 싸운 분들에 비하여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하셨는데요.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탄압 속에서도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라. 해방전후사
1) 정권이양설
2) 남북분단과 각자의 정부수립
3) 신탁통치
4) 자유민주주의 보전 확립
3. 한국동란사
가. 북침설
나. 남침설
다. 남침유도설
송 재판소장님께서는 한국전쟁을 직접 겪으신 입장에서,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자신이 몸소 겪은 것인데, 무엇이 사실인지에 대하여 논란이 발생하는 것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셨습니다.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북한이 남침하면서 시작되었음이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하시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침하도록 유도했다는 식의 남침유도설이 등장하는 등 말도 안 된다며 올바른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4. 현대역사 기록의 주의점
이번 강연을 통하여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송 전 재판소장님의 살아있는 국제적 경험에 대하여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단순히 법조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그치지 않고 역사관까지 강조하셔서 그 깊이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9월 1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강창희 전 국회의장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 본다고 하니 다음 번에도 꼭 참석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