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법률가회(IAKL)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하여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AKL은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Lawyers의 약자로 전 세계에서 활동중인 우리나라 법률가 단체라고 합니다.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은 2022년 6월 25일 토요일 오전 10시,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광복관에서 열렸어요.
변호사가 되기 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단체여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될까 궁금한 상태에서 기다렸는데요.
미리 상세일정과 함께 멘토분들에 대한 간략한 약력을 미리 제공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총 6개 분야 중에 관심있는 분야 3가지를 정하여 멘토링 세션에 참가하면 되서 알차고 편리했어요.
연세대학교 광복관은 자주 방문을 해보아서 찾아가기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주차비가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후불주차권을 준비해주셔서 전혀 부담없이 멘토링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성씨를 제외한 성함은 멘토분들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세션 1. 인하우스(In-House) 사내변호사
- 최OO 변호사님
- 현 42dot Legal & IP Lead 사내변호사
- 전 넷마블 법무실장
-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 박OO 변호사님
- 현 필립모리스 사내변호사
- 전 부티크 로펌, 대형 로펌 근무
- 사법시험 합격
이렇게 두 분이 멘토로 참여해주셨습니다.
먼저 최 변호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넷마블이라는 큰 기업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현재 스타트업에서 근무를 하고 계셨습니다.
스타트업은 사내변호사가 1명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곳에 들어가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최 변호사님은 사내변호사의 역할을 CCTV와 체스말에 비유를 해주셨는데, CCTV는 준법감시인으로서의 역할을 의미하고, 체스말은 사업이 굴러가도록 계약서 등을 검토하는 사내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고 하셨습니다.
법적으로 회사에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더라도 회계나 재무적으로는 회사에 손해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사내변호사의 업무라고 하셨어요.
박 변호사님은 담배회사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의 한국, 대만 및 말레이시아 법무를 총괄하는 분이었습니다.
인사팀에서는 직원을 선발할 때 "Hire to Retire", 은퇴할 때까지 직원의 전체 커리어를 고려하여 선발을 하게 되는데, 흔히 "Hire to Fire", 해고하려고 선발한다는 농담이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어요.
중대형 로펌과 대기업 사내변호사를 모두 겪어본 변호사님의 생각에, 로펌은 스페셜리스트를 필요로 하고, 사내변은 제너럴리스트를 필요로 한다고 하셨습니다.
필립모리스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담배사업법, 중대재해처벌법, 전자상거래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소비자법, 제품안전기본법 등 다양한 법률에 대한 내용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이신 것 같아요.
회사에서 어떤 사업이 법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하여 검토하라고 한 경우에, 사내변호사는 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하셨어요.
사내변호사는 영리법인인 회사에서 일을 하는 만큼 영업, 회계, 재무 전반에 대한 비즈니스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원활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세션 2. 국제(International)
세션 당 40분이라는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고 질문을 할 시간은 거의 없을 정도라서 조금 아쉬웠습니다ㅠㅠ
국제 세션의 멘토로는
- 한OO 미국변호사님
- 현 법무법인 Peter & Kim
- 전 법무법인 태평양
- King's College London 법학 석사 (영국변호사)
-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석사
- 김OO 변호사님
- 현 법무법인 태평양
- 황OO 변호사님
- 현 법무법인 태평양
이렇게 세분이 멘토로 참석해주셨더라구요.
한 미국변호사님은 변호사를 셰프(chef)에 비유하여 "How to become a successful chef", 어떻게 성공적인 셰프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특강을 해주셨어요.
딱딱하지 않은 주제에다가 특강 전체를 영어로만 진행하셔서 외국 학회에 참석한 느낌이 들었어요ㅎㅎ
한 미국변호사님의 말씀 중에는 문제가 커질 때까지 두지 말고 그때 그때 상사에게 질문을 하라고 강조하셨어요.
생각보다 상사들은 직원들의 질문을 싫어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으니까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지만 적극성이 있어야 하고, 멘토들을 계속 찾아가서 연락처도 교환하고 궁금한 내용들을 물어보는 것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다음으로 김 변호사님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10년 째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셨습니다.
소송이 1심, 2심, 3심에 걸쳐 오랫동안 진행되는 분쟁해결 방법이라면 중재는 한 번에 이 모든 것을 끝내버리는 화끈한 분쟁해결 방법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신 것 같았습니다.
국제중재 업무를 하게 되면 의뢰인, 전문가, 외국자문사 등 많을 때는 10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한 팀으로 일을 할 정도로 큰 프로젝트라고 하더라구요.
김 변호사님은 국제중재 업무는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적합한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황 변호사님은 원래 멘토 명단에 없는 분이셨는데, 김홍중 변호사님과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국제중재 업무를 함께 하고 있는 2년차 변호사님이었습니다.
황 변호사님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차이점이 있더라도 진심을 통하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Ross Hoverman의 <Points Made>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한 번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행이 국제세션에는 시간이 조금 나서 Q&A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변호사님들은 저년차일 때부터 국제중재 업무를 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한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해주셨습니다.
아울러 국제중재 업무를 하기 위해서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LLM 등 유학을 가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부러 미국변호사시험을 준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세션 3. 정부(Government)
- 손OO 변호사님
- 현 법무법인 태평양
- 전 공정거래위원회
- 전 STX 조선해양 사내변호사
-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이OO 변호사님
- 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 서기관
- 전 법무법인 광장
- 전 LG전자 사내변호사
- 전 외교통상부 서기관
- 사법시험 합격
-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이렇게 두 분이 멘토로 참여해주셨습니다.
손 변호사님은 통계적으로 공무원이 법조인은 대부분 법원이나 검찰에서 근무하고 있고, 행정직은 500여명 정도라는 말씀을 우선 해주셨습니다.
정부기관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과에서 하나의 법률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성이 생긴다고 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거래과에서는 가맹사업법을 주로 다루는데, 약 8명 정도가 근무하지만 전국 약 4000여개의 가맹점에 영향을 주는 내용을 다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정부에서 일을 하는 경우에는 근무지와 보수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도 덧붙여 주셨어요ㅠ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바로 취업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라는 산하단체에서 경력을 쌓은 후 경력직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변호사님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서 일을 한 후 현재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에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보수와 관련된 내용이 나와서 말을 덧붙여 주셨는데 임기제 공무원 기준으로 법무부는 다른 부처보다는 보수가 괜찮은 편에 속한다고 하셨고, 서울에 거주를 하겠다고 한다면 법무부(과천)나 외교부(서울)가 좋은 선택지라고 하셨어요.
이 변호사님이 생각하시기에 3년 정도는 관련 경력을 쌓아야 전문성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세션 4. 면접 & 자기소개서 (Interview skills & Resume review)
마지막으로는 분야 별 세션이 아니라 큰 강의실에 모두 함께 인터뷰 세션을 진행을 하였는데요.
- 김OO 변호사님
- 현 유한회사 코캄 상무
- 곽OO 변호사님
- 현 법무법인 광장
이렇게 두 변호사님께서 수고해주셨고, 추가적인 질문을 다른 멘토분들도 받아주셨습니다.
김 변호사님은 면접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나도 회사에 대하여 파악하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질문에 대한 대답에만 너무 매몰되기 보다는, 미리 회사나 비즈니스에 대하여 조사하여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법무법인인지 영리법인지, 변호사가 몇 명이 일하는 곳에 취업을 하려는 것인지에 따라서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해요!
아울러 마지막에 하고 싶은 질문이 있냐는 면접관의 질문에는 질문을 하는 것이 적극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한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외국계 회사의 경우 헤드가 되고 싶다는 성장욕구를 보여주는 것이 좋지만, 한국 회사에서는 열망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그다지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밝혀주셨어요.
자기소개는 꼭 소개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3가지 정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것이 좋고, 단순히 어느 학교를 나와서 어디에서 일을 하고 있는 누구라는 식의 시간 순 나열은 지양하라고 조언하셨습니다.
결국 회사에서는 젊고, 유능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선발하고 싶어하는데, 젊고 유능한 것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기를 추천하셨어요 :)
곽 변호사님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이나 모두 당당하면서 겸손하게 해야 한다는 다소 어려운(?) 부분을 강조하셨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한데, 성적, 전공, 외국어, 자격증 등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이 미리 필요하고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곽 변호사님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시는 만큼 대형 로펌 취업에 대하여도 말씀해주셨는데,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소형급 로펌에 있다가 중간에 이직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정부나 사내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다가 대형 로펌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에는 전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하네요.
곽 변호사님은 면접 준비를 할 때 자신이 답변하는 모습을 녹화해보는 것을 추천하셨는데, 생각하는 것과 실제 나의 모습이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조언하셨어요.
면접에서 눈에 띄기 위하여 오버를 하기 보다는 잘 배우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표현을 자신의 언어로 준비하는 것이 좋은 답변이라고 하셨고, 지나치게 패기가 넘치는 것 보다는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한 때 소장 형식으로 레쥬메를 작성하는 것이 유행이던 때가 있었는데, 창의적인 것을 넘어서 이건 뭐지 싶은 행동을 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해요!
반드시 객관적인 스펙이 뛰어난 사람이 합격하는 것도 아니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냥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정도로 생각해버리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마지막 질문의 경우 면접관과 관련된 상대방을 띄워줄 수 있는 질문을 한다면 아주 좋다고 팁을 주셨습니다.
세계한인법률가회 멘토링 참가 총평
토요일 오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법조계 선배님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변호사 자격증을 통하여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시야를 넓혀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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